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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26

요한복음 연구 자료 목록

2026년 2월부터 매일성경은 '요한복음'으로 넘어갑니다. @이정규 목사님께서 설교자를 위한 요한복음 자료들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https://www.missionalbible.org/commentaryboard/john

여러분들께서 애용하시는 요한복음 자료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이미지: Nectarius Kulyuksin, John the Evangelist in Silence, 1679. Image via Wikimedia Commons.

Photos from 미셔널신학연구소's post 24/01/2026

선교적 설교

설교가 예전과 달리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제대로 느끼셨습니다. 청중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신앙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성도, 반신반의하며 따라온 가족, 교회 밖 세상의 냉소적인 시선. 이 낯선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까요?

좁은 우물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광장으로
Al Tizon, Missional Preaching: Engage, Embrace, Transform (Judson Press, 2012)

가장 먼저 마주해야 할 질문은 '우리의 복음이 너무 작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알 티존은 설교가 개인의 내면적 평안이나 개교회 성장에만 머물러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는 우리의 설교가 '개인의 심리 치유'를 넘어, 세상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을 선포하는 거대한 드라마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티존이 제안하는 '하나님 나라 해석학'(Kingdom Hermeneutics)은 성경을 읽는 우리의 시선을 교정해 줍니다. 본문을 읽을 때 "이 말씀이 나에게 어떤 위로를 주는가?"에 그치지 않고, "이 말씀이 가난, 정의, 화해, 생태 등 신음하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통치를 어떻게 보여주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설교는 성도들을 단순히 위로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들이 세상의 구체적인 고통에 참여하고 소외된 이웃을 포용하며 변혁의 주체로 서게 하는 거룩한 초청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적대적인 청중 곁에 앉아 대화를 시작하다
Stephen Stallard, Missional Preaching: Communicating the Gospel in an Age of Unbelief (B&H Academic, 2025)

이 거대한 복음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여기서 우리는 2026년의 냉혹한 현실과 마주합니다. 스탈라드는 우리에게 "성가대는 떠났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조언합니다. 과거처럼 설교자에게 우호적이고 "아멘"으로 화답하던 청중은 줄어들었고, 그 빈자리는 회의론자와 기독교에 상처 입은 이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압적인 선포는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듭니다. 스탈라드는 설교자가 '톤'을 낮추고 청중 곁으로 내려올 것을 권합니다. 그는 골치아픈 내부의 문제(Elephant in the Room)를 인정하는 전략을 제안합니다. 이는 현대인이 느끼는 기독교의 배타성이나 성경의 난해함을 설교자가 먼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저도 이 말씀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라는 설교자의 진솔함이 오히려 신뢰를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논쟁으로 이기려 하기보다 기독교 신앙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인지를 이야기로 들려줄 때, 비로소 소통의 문이 열린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경직된 강의가 아닌, 영혼을 울리는 즉흥 연주
Mark Glanville, Preaching in a New Key: Crafting Expository Sermons in Post-Christian Communities (IVP Academic, 2025)

설교를 담아내는 그릇인 '형식' 또한 새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매주 고정된 원고를 낭독하는 방식만으로는 급변하는 성도들의 삶에 가 닿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글랜빌은 설교자를 '재즈 연주자'에 비유하며, 설교를 하나의 예술적 행위로 격상시킵니다.

재즈 연주자가 화성학이라는 전통을 완벽히 익힌 뒤 현장의 분위기에 반응하여 즉흥 연주를 하듯, 설교자 또한 성경 텍스트에 깊이 뿌리내리되 회중의 구체적인 아픔과 시대의 공기에 반응하며 매주 새로운 메시지를 빚어내야 합니다. 글랜빌은 '흐름 뒤집기'를 통해 성경에서 출발해 삶으로 내려가는 연역적 방식 대신, 청중의 찢긴 삶과 질문에서 시작해 성경으로 올라가는 귀납적 여정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설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아니라, 파편화된 개인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를 돌보는 '친족' 공동체로 묶어내는 치유의 시간이 된다고 말합니다.

주일의 아멘을 월요일의 삶으로
Sally Brown, Sunday's Sermon for Monday's World: Preaching to Shape Daring Witness (Eerdmans, 2020)

이 모든 설교의 여정이 도착해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브라운은 우리의 시선을 주일 예배당이 아닌, 성도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월요일의 세상'으로 돌려놓습니다. 그녀는 설교가 주일 안에만 머물 때, 성도들은 세상 속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브라운에게 설교는 '상상력 있는 리허설'입니다. 성도들이 직장 상사의 부당한 지시 앞이나 윤리적 갈등 상황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든 사람이라면 여기서 어떻게 다르게 반응할 것인가?"를 미리 그려보고 연습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그녀는 설교자가 성도들을 교회 봉사자가 아닌 일상의 선교사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삶의 현장에서 세상의 부조리한 흐름을 끊어내고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구속적 개입'(Redemptive Interruption)을 할 수 있도록, 설교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본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네 권의 책을 통해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부담감이 아닌 해방감입니다. 선교적 설교는 목회자가 모든 정답을 제시하는 수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단의 높이를 낮추고 성도들의 질문 곁에 앉아, 성경이라는 텍스트와 세상이라는 컨텍스트 사이를 성실하게 연결하는 다리가 되라고 말합니다.

성가대가 떠난 빈자리는 실패의 자리가 아닙니다. 그곳은 우리가 세상의 아픔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더 낮은 자세로, 그러나 더 깊은 울림으로 복음을 노래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새로운 무대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주일, 화려한 언변보다는 성도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진실한 공명으로 강단에 서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6/01/2026

인도자 가이드

교재가 출간된 이후, 감사하게도 많은 교회와 공동체에서 활용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반가운 소식들 사이에는 인도자분들의 솔직한 고민과 가이드에 대한 요청도 있었습니다. 그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부족하지만 마음을 담아 를 준비했습니다.

이 가이드는 교재의 특성을 살려서 인도자가 '선생님'으로서의 부담을 내려놓고, 참여자들과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안내서입니다. 이 작은 자료가 각 공동체마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걸어가는 '선교적 여정'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가이드 보기: https://www.imt.or.kr/guidebmc

02/01/2026

🌅 오늘의 매일성경 선교적 읽기 (창세기 1:14-25)

🔍 선교적 묵상

오늘 본문은 창조 넷째 날부터 여섯째 날 일부까지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시간의 질서를 주관하는 광명을 창조하시고, 하늘과 바다와 땅의 생물들을 종류대로 창조하십니다. 이 안에는 하나님의 질서, 다양성, 풍성함, 그리고 그분의 복 주심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이 본문을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 안에서 보면, 이 창조 행위는 단순히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통치 아래서 모든 생명이 번성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하십니다. 이는 그분의 사랑의 통치를 창조 세계 속에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생물들에게 복을 주셨습니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생육하고 번성하며 세상을 충만하게 하도록 부름받았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가 곧 하나님의 파송과 사명의 시작이었음을 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피조물들에게도 사명을 맡기시며, 생명의 확장과 아름다운 질서의 유지를 위임하십니다.

이 창조 질서 안에서 인간만이 아니라, 바다 짐승, 하늘의 새, 땅의 짐승들까지도 각자 종류대로, 자기 자리에서 하나님이 정하신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지어졌습니다. 이는 다양성과 차이를 무시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 목적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적 삶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의 선교적 삶은 바로 이 하나님의 창조 정신을 이어받아, 자연과 이웃을 향한 책임감,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 복의 통로로서의 정체성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회복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 곧 선교입니다.

🙏 기도

창조주 하나님,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질서와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저희도 주님의 창조 목적 안에서, 복의 통로로 살아가게 하소서.
다양한 존재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저희가 회복과 생명을 전하는 자 되게 하시고,
보내심 받은 자리에서 주님의 통치를 드러내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by 매일성경 선교적 묵상 도우미
https://chatgpt.com/g/g-VYdEFUhJx-maeilseonggyeong-seongyojeog-mugsang-doumi

28/12/2025

창세기 연구 자료 목록

2026년 1월 매일성경은 '창세기'로 시작합니다. 창세기 연구를 위한 엄선된 자료와 간략한 평가를 미셔널바이블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missionalbible.org/commentaryboard/genesis

이미지: Sacrifice of Noah,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 Gift of J. Pierpont Morgan, 1917 (Open Access)

26/12/2025



바쁜 사역 가운데 책 한 권 펼칠 여유조차 찾기 힘든 요즘입니다. 성경에 대한 갈증은 깊어지는데, 혼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성경 연구의 깊이를 더해줄 자료 소개부터, 설교 준비를 위한 AI 활용법, 시대를 읽는 선교적 해석학까지. 함께 고민을 나누며, 다시 뛸 힘을 얻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일시: 2026년 1월 9일(금) 오후 1시 - 4시
- 장소: 남부개혁교회당(광주광역시 북구 망월동 677)
- 회비: 1만원(간식제공)
- 신청: https://event-us.kr/imtseoul/event/118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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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목사 / 남부개혁교회 담임
- 성서유니온 연구자료 소개 집필
- 전남대학교 법학과 법철학 박사과정

김일호 목사 / 미셔널신학연구소 디렉터
- 삼일교회 양육훈련총괄
- 아신대학교 신학과 신약학 박사과정

12/12/2025



=간단 요약=
19년 만에 나온 『하나님의 선교』 제2판에는 두 개의 새로운 장이 추가
-선택과 대체주의: 라이트의 선교적 해석이 대체주의로 귀결된다는 비판에 대한 응답.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선교적 목적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유대 백성의 선택은 취소 불가능하다고 주장.
-복음 중심의 총체적 선교: 총체적 선교가 영적 현실을 경시한다는 비판에 대한 응답. '복음 전도의 우선성'보다 '복음의 중심성'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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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의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는 2006년 초판 출간 이후 선교적 해석학(missional hermeneutics)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습니다. 초판 출간 19년 만에 나온 개정판에서 저자는 그간 제기된 비판들에 응답하기 위해 두 개의 새로운 장을 추가했습니다.

1. 8장: 선택과 대체주의(Election and Supersessionism)

8장은 라이트의 선교적 성경 해석이 '대체주의'(supersessionism) 즉, 교회가 이스라엘을 대체했다는 신학으로 귀결된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되었습니다. 라이트가 성경 전체를 하나님의 선교라는 하나의 '거대 서사'(grand narrative)로 읽으면서, 이스라엘의 선택을 모든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더 넓은 목적 안에서 이해할 때, 이것이 유대인의 선택을 무효화하거나 그들을 '도구'로만 취급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R. 켄달 솔렌(R. Kendall Soulen)은 라이트가 이스라엘의 선택을 ‘가차 없이 도구적’(remorselessly instrumental)으로만 이해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도구화는 하나님의 사랑 개념과 양립 불가능하며, 유대인을 예수에게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폐기했다는 대체주의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라이트는 이스라엘에 대한 야웨의 유일무이한 사랑을 부정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의 의도는 그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선교적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라이트는 사랑과 도구성 사이의 긴장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예수 자신이 아버지와의 상호 사랑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뜻을 성취하기 위해 왔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영원한 사랑과 선교적 목적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라이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지지를 이사야서의 ‘종’(Servant) 본문들에서 찾습니다. 이 본문들은 야웨의 영원한 선택적 사랑에 대한 명시적 확언(사 41:8-10 등)과 목적적 사명에 대한 명확한 표현(사 42:2-4 등)을 결합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종(이스라엘)은 사랑받고 선택된 존재이면서, 동시에 열방에 정의와 구원을 가져오는 사명을 가진 존재입니다.

한편, 콜린 코넬(Collin Cornell)은 성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읽는 극적 패러다임(dramatic paradigm)이 내재적으로 '폐기'(무용화, obsolescence)를 야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서사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결되면 이스라엘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어 폐기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라이트는 성경 자체가 ‘적절한 폐기’와 ‘부적절한 폐기’를 구분한다고 응답합니다. 물리적 성막과 성전은 폐기되지만, 메시아의 몸과 하나님의 백성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은 결코 폐기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사야서의 종은 그 사명을 완수한 후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높이 들려 지극히 존귀하게” 됩니다(사 52:13).

라이트는 대체주의를 “유대인이 더 이상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정의하고 이를 전적으로 거부합니다. 로마서 9-11장에서 바울은 아직 믿지 않는 유대인들도 “택하심으로 하면 조상들로 말미암아 사랑을 입은 자”이며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롬 11:28-29)고 확언합니다. 하나님의 약속 성취가 이스라엘의 선택을 종료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라이트는 에드윈 판 드릴(Edwin Chr. van Driel)의 전택설적 기독론(supralapsarian Christology)을 차용하여 결론적 관점을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성육신하시려 계획하셨고, 성육신은 그것이 일어날 백성 이스라엘의 선택을 필연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선택은 그리스도의 선택과 분리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의 성육신이 영원한 것처럼 이스라엘의 선택도 취소 불가능합니다.

2. 13장: 복음 중심의 총체적(통전적) 선교(Gospel-Centered Integral Mission)

13장은 라이트의 총체적 선교 이해, 즉 복음 전도와 사회적 차원을 분리 불가능하게 함께 묶는 관점이 인간의 타락, 신적 심판, 영원한 멸망이라는 영적 현실에 대한 강조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에 대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총체적 선교'(integral mission)는 성경에 뿌리를 둔 선교를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하나의 전체적이고 상호연결된 응답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미가 네트워크(Micah Network)의 선언문에 따르면, 총체적 선교는 복음의 선포와 시연(the proclamation and demonstration of the gospel)입니다. 우리의 선포는 사회적 영향을 만들고, 우리의 사회 참여는 복음 전도의 결실을 가져옵니다.

라이트는 신약의 복음 전도 명령이 구약의 정의 명령을 폐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희생 제도나 정결 규례는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기에 더 이상 지키지 않지만, 사회경제적 정의, 궁핍한 자에 대한 긍휼에 관한 구약의 메시지가 잠정적이거나 폐기 가능하다는 암시는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율법의 핵심 관심사인 “정의와 긍휼과 믿음”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셨습니다(마 23:23-24).

또한 라이트는 '예수님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셨다'는 주장을 반박합니다. 당시에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자체가 그가 정치 권력에 위협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가르침과 행동은 사회의 경계와 금기를 넘어 기존 질서를 전복시켰고, '예수는 주님'이라는 고백은 '카이사르가 주님'이라는 로마의 정치적 신조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라이트는 성경적이라고 주장하는 모든 선교 신학은 그 핵심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가 보기에 하나님의 구속적 목적의 모든 차원은 십자가로 귀결됩니다. 죄책을 다루시고(사 53:6), 악의 세력을 패배시키시며(골 2:15), 죽음을 파괴하시고(히 2:14), 원수된 장벽을 제거하셔서(엡 2:14-16), 온 창조세계를 화해시키는(골 1:20) 일이 모두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따라서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에 대한 완전한 성경적 이해는 개인의 죄에 대한 용서를 훨씬 넘어섭니다. 복음은 온 창조세계를 위한 좋은 소식입니다. 이 더 넓은 차원을 지적하는 것은 개인 구원의 복음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완전한 성경적 맥락 안에 놓는 것이라고 라이트는 말합니다.

그러나 복음에 대한 이러한 넓은 정의는 복음 전도의 우선성(primacy of evangelism)이라는 주장과 마찰을 일으켜 왔습니다. 라이트는 이를 타개하고자 '복음 전도의 궁극성'(ultimacy of evangelism)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립니다. ‘우선성’이라는 표현은 다른 모든 것이 이차적이라는 암시를 주기에, 복음 전도만이 유일한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오해하게 만들기 쉽다고 그는 말합니다. 반면 '궁극성'은 그 결과에 주목합니다.

라이트는 선교가 항상 복음 전도로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매우 긴급하거나 명백한 필요가 있다면, 어떤 것도 선교의 적절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일, 곧 복음을 어떤 형태로든 증거하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 선교는 그 과업을 완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것은 통전적 선교가 아니라 결함 있는 선교입니다".

따라서 라이트는 '복음의 중심성'(centrality of the gospel)을 선호합니다. 이 표현은 하나님의 선교의 우선성을 보존합니다. 복음은 '하나님의 복음' 또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입니다. 복음은 하나님이 누구시고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한 좋은 소식입니다. 반면 복음 전도는 우리가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 중심이기 위해서는 복음이 중심이 되어야며, 전도를 선교의 중심으로 삼는 것은 사실상 우리를 중심에 두는 것이라고 그는 비판합니다.

한편, 총체적 선교는 어느 한 개인의 책임이 될 수 없다고 라이트는 말합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광대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교회를 부르신 이유입니다. 개인들은 각자 부르심받은 영역에서 선교에 참여하지만,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구속의 전체성을 반영하고 증거해야 합니다. 로잔 운동의 표어대로, “온 교회가 온 복음을 온 세계에” 전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하나님의 선교』 개정판에서 새로 추가된 두 장의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8장에서 라이트는 자신의 선교적 성경 해석이 대체주의로 귀결된다는 비판에 대응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선교적 목적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음을 논증합니다. 라이트의 논의는 현대 서구 학계의 비판에 대한 충실한 응답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 독자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구약과 신약 성경을 하나의 책으로, 통일성을 강조하면 읽을 때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민감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은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거대 서사의 폭력성이라는 포스트모던의 인식에 대한 민감성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13장에서는 총체적 선교가 영적 현실을 경시한다는 비판에 대응하며, 십자가의 중심성을 강조하고 '복음 전도의 우선성'보다 '복음의 중심성'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복음이냐 빵이냐"라는 복음 전도 우선성 문제는 선교계에서 가라앉지 않고 있는 주요한 논쟁 중 하나입니다. 라이트가 말하는 '복음 전도 궁극성', '복음 중심성'이 생각만큼 근래 현장에서 잘 수용/설득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줍니다. 부디 라이트의 개정판이 우리 모두의 복음/선교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라고 기대합니다.

선교적 교회를 위한 제자훈련 07/12/2025



한 해의 사역을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입니다. 특히 많은 교회가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면서, 내년 표어로 삼는 것을 봅니다. 목회자로서 느끼는 더 큰 무게감은 그 다음 질문에 있을 것입니다.

"방향은 정했는데, 성도들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우리 교회의 양육 커리큘럼은 선교적 삶을 담아내고 있는가?"

선교적 교회는 단순한 슬로건이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교회 존재 방식의 변화이자,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삶의 자리에서 살아내야 할 본질입니다. 미셔널신학연구소는 이 치열한 고민에 응답하기 위해 두 권의 안내서를 펴냈습니다. 내년도 제자훈련과 소그룹 사역의 든든한 토대가 되어드릴 것입니다.



📕 신학적 기초와 원리: 『선교적 공동체 세우기』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이 모호하게 느껴진다면, 성경적·신학적 뿌리부터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 일상의 실천과 적용: 『선교적 공동체 살아내기』 이론에 머무는 것을 넘어, 성도들이 가정과 일터에서 선교적 삶을 실천하도록 돕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론과 리더십 가이드를 담았습니다.



[PDF 샘플북 무료 증정]

목회 계획을 수립하시거나 양육 교재를 검토 중인 분들을 위해, 책의 핵심을 담은 샘플북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읽어보시고 도입을 검토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아래 링크에서 신청하시면 이메일로 즉시 발송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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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세상 속으로 흩어지는 교회를 꿈꾸는 모든 목회자와 리더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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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를 위한 제자훈련 📕 선교적 공동체 세우기

04/12/2025

[SBL 2025 트렌드 분석 3-최종] 트라우마

이번 2025년 SBL 연례 학술대회는 ‘트라우마(Trauma)’가 성서학의 주요한 방법론적 화두로 자리 잡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발표자들은 성경 본문을 제국주의적 폭력과 재난을 겪은 공동체의 ‘생존 기록(Survival Literature)’으로 읽어내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개별적으로 다루어지던 제국 연구, 트라우마 이론, 탈식민주의가 상호 교차하며, 텍스트의 이면을 현대의 맥락에서 재해석하려는 흐름이 보입니다.

‘이스라엘 예언 문학(Israelite Prophetic Literature)’ 분과에서는 ‘트라우마와 유머(Trauma & Humor)’를 주제로 세션을 구성했습니다. 발표자들은 극한의 트라우마 상황에서 나타나는 유머와 조롱을 재해석하고자 했습니다. 아론 도르시(Aaron Dorsey)는 ‘당신은 무엇 때문에 우는가: 호세아, 트라우마, 그리고 조롱(You’re Crying over What: Hosea, Trauma, and Ridicule)’이라는 발표문에서 호세아 1-2장의 결혼 은유를 다루었습니다. 이 발표는 호세아의 행동을 즐거움이 배제된 ‘웃음 없는 조롱(Unlaughter)’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는 아시리아 제국의 위협 앞에서 정체성을 잃어가는 북이스라엘 공동체에게 수치심을 유발하여 내부 결속을 다지게 하려는 ‘사회적 교정(Social Corrective)’ 장치이자 일종의 트라우마적 공연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리즈 보스(Liz Boase)는 ‘그게 재미있었던 적이 있는가? 유머와 트라우마 연구의 교차점에서 본 예레미야의 상징적 행동(Was It Ever Amusing? Exploring Jeremiah’s Symbolic Action Reports at the Intersection of Humour and Trauma Studies)’이라는 발표를 통해, 예레미야서에 나타난 풍자가 단순한 위트가 아니라 파국적 재난을 정신적으로 견디기 위한 생존 기제였음을 논증하는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애비게일 보도(Abigail Bodeau)는 ‘바보 요나(Jonah as a Fool)’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불복종과 심판의 긴장을 유머로 풀어내는 방식을, 안나 시게스(Anna Sieges)는 ‘미가서의 애통과 웃음(Lament and Laugher in Micah)’을 통해 비탄 속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의 기능을 탐구했습니다. 이처럼 예언자들의 난해한 언어를 인간적 생존의 몸부림으로 보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약 신학(Theology of the Hebrew Scriptures)’ 분과 역시 '트라우마에 대한 신학적 응답(Theological Responses to Trauma)’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라이언 히긴스(Ryan Higgins)는 ‘절멸의 언어: 말과 침묵의 경계로서의 성서적 탄식(The Language of Annihilation: Biblical Lament as the Border between Speech and Silence)’이라는 발표에서, 성서의 탄식이 단순한 기도를 넘어 무너져가는 세계를 붙들려는 처절한 언어적 몸부림임을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헬렌 벅월터(Helen Buckwalter)는 ‘시적 파토스: 예레미야 10:19-22에 나타난 하나님의 고통(Poetic Pathos: The Suffering of God in Jeremiah 10:19–22)’을 통해 심판자로서의 하나님이 아닌 자기 백성의 멸망 앞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는 하나님의 수난을 드러내는 신학적 전환점을 제시했습니다.
마샬 존스(Marshall Johns)와 애슐리 깁(Ashleigh Gibb)은 ‘딸 시온의 자율성 회복: 성적으로 폭력적인 텍스트에 대한 트라우마 인지적 연구(Restoring Daughter Zion’s Autonomy: A Trauma-Informed Study of Sexually Violent Texts)’를 통해, 텍스트가 묘사하는 고통을 재해석함으로써 피해자의 자율성(Autonomy)을 회복하려는 윤리적 독법을 제안했습니다.
캐서린 델(Katharine Dell)은 ‘어떤 사람이 욥과 같은가?(욥 34:7): 예레미야애가 3장과 욥기의 엘리후 연설 간의 상호텍스트성(“What Man Is Like Job?” (Job 34:7): Intertexts between Lamentations 3 and the Speeches of Elihu in the Book of Job)’ 발표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고통이 서로의 언어를 빌려 증언하고 있음을 밝혀 고통의 연대가 갖는 치유적 힘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논의들은 구약학이 고통받는 인간과 함께 우시는 하나님을 발견하는 ‘공감의 신학’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아가 트라우마 연구는 치유와 회복을 위한 실천적, 탈식민주의 해석학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대로, 선교적 해석학 포럼 세션에서는 '트라우마를 고려한 선교적 해석학(Exploring Trauma-Informed Missional Hermeneutics)’이라는 주제가 다루어졌습니다. 이 세션에서는 과거 서구 제국주의 선교가 피식민지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에게 남긴 상처를 다루며, 성서 해석이 희생자의 목소리를 듣고 연대하는 행위가 되어야 함을 논의했습니다.

이처럼 '상처의 해석학(Hermeneutics of Wounds)’이 현대 성서학의 중요한 흐름임을 볼 수 있습니다. 식민지 경험과 전쟁, 급격한 사회 변동을 겪은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성경을 통해 단순히 승리와 축복만을 읽어내는 것을 넘어 텍스트 이면에 흐르는 비탄과 신음을 읽어내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보수적인 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주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선교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도 성경의 인물들이 겪었던 고통이 오늘날 이웃들의 아픔과 맞닿아 있음을 인지하고, 서구 신학의 틀을 넘어 우리의 시각으로 성경을 읽는 해석이 요청됩니다. 제국의 주변부에서 기록된 성경이 오늘날의 주변부를 보듬는 치유의 언어로 기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hotos from 미셔널신학연구소's post 01/12/2025

[SBL 2025 트렌드 분석 2] '유대교 안의 바울(Paul within Judaism)'의 영향력

바울 연구에 있어 '유대교 안의 바울(Paul within Judaism)' 관점이 더 이상 학계의 주변부가 아닌 명백한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새 관점'이 바울 신학의 지형을 흔들었다면, 이제는 '급진적 새 관점'이라고도 불리는 이 관점이 학계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영미 바울 학계는 바울을 율법에 충실한 1세기 유대교인으로 철저히 재위치시키며, 새로운 거대 담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본문 연구로 나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1. 짧지 않은 역사와 주창자

'마크 나노스가 지난 30여년간 신약학계에 끼쳐온 영향(Mark Nanos’s Impact on New Testament Studies 30 Years On)'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는 『로마서의 미스터리』(The Mystery of Romans) 출간 이후 30년간 마크 나노스가 바울 연구에 끼친 거대한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사업가였던 마크 나노스는 1995-96년 SBL에서 로마서의 '약한 자'에 관한 논문을 예기치 않게 발표하였는데, 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대교 안의 바울'의 주창자 역할을 맡아오게 되었습니다. 그의 주장에 여전히 설득되지 않는 지점들이 있을지라도, 세션의 제목처럼 그가 신약학계에 미쳐온 영향은 현재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망누스 제터홀름(Magnus Zetterholm)의 사회로 열린 이 세션 말미에는 내년에 출간 예정인 마크 나노스 헌정 논문집이 깜짝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2. 담론의 진전

'유대교 안의 바울 관점'을 하나의 '학파'로 묶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정도로 스펙트럼은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바울을 1세기 유대교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출발하여 담론이 학자들에 의해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개의 북리뷰 세션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매튜 노벤슨(Matthew Novenson)의 책 『역사의 끝에 선 바울과 유대교』(Paul and Judaism at the End of History) 북리뷰 세션은 바울의 종말론적 사상을 1세기 유대교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파고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노벤슨은 바울의 핵심 사상은 반율법주의나 반민족중심주의가 아니며, 오히려 바울은 이방인과 유대인의 이분법적 인류학을 전제했다고 말합니다. 바울의 핵심 사상은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 죄와 죽음을 종식시키고 부활과 새 창조를 이루셨다는 것이며, 이로써 이방인도 이스라엘의 복된 운명에 참여하되었으나 이스라엘(혹은 새이스라엘) 자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요점입니다.
폴 슬로언(Paul T. Sloan)의 신간 『예수와 모세 율법』(Jesus and the Law of Moses)의 북리뷰 세션 또한 주목할 만했습니다. 이 책에서 슬로언은 복음서의 예수가 율법을 폐기하거나 대체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회복이라는 종말론적 맥락에서 율법을 권위 있게 해석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그동안 복음서의 율법에 대한 학계의 해석이 유대교의 율법주의, 행위-의라는 잘못된 전제 아래 진행되어 왔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예수를 회복-종말론적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복음서의 율법 논쟁은 율법 자체의 거부가 아니라 해석에 관한 유대교 내부의 토론임을 주장합니다.
특히 슬로언의 책은 '유대교 안의 바울' 관점이 이제 바울 서신을 넘어 신약성경의 다른 책들을 연구하는 것에도 확장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세션명에 'within in Judaism'을 붙이는 것이 지난 몇 년간 SBL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하였는데, 향후 몇 년동안 슬로언의 작품과 비슷한 단행본들이 상당수 나올 것을 전망하게 합니다.

3. 개별 본문 연구

'유대교 안의 바울 관점'을 세부 본문 해석에 적용하려는 작업도 계속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폴 슬로언은 "합법적인 무법: 고린도전서 9장에서의 토라와 바울의 승인된 선교(Lawful Lawlessness: The Torah and Paul’s Authorized Mission in 1 Corinthians 9)"에서, 바울이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을 벗어난 파격이 아니라, 토라 자체가 허용하는 선교적 전략 내에서의 '합법적인' 행위였음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바울의 유연성을 율법 폐기가 아닌 율법의 목적 성취를 위한 랍비적 지혜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구들입니다.
벤자민 프로스타드(Benjamin Frostad)는 "할례는 하나님의 명령이 아닌가?: 고린도전서 7:19-19와 성인 이방인 할례에 대한 바울의 할라카적 입장(Is Not Circumcision a Commandment of God? 1 Corinthians 7:18–19 and Paul’s Halakhic Position on Adult Gentile Circumcision)"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고린도전서 7:19("할례 받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요")이 바울의 율법 폐기 선언이 아님을 논증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바울이 '성인 이방인 개종자'에게 할례가 필수적인가에 대한 당대 유대교 내의 논쟁에서, "이방인은 할례를 받지 않은 상태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특정 할라카적 입장을 취했음을 밝혀내고자 했습니다. 즉, 바울은 율법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게는 할례가 '하나님의 계명'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적 유권해석을 내린 랍비로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수십년 전부터 차근히 지지기반을 쌓아온 하나의 담론이 그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펼쳐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흐름에는 서구인들이 갖고 있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채감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것이 정치적으로는 '반유대주의'(anti-semitism), 신학적으로는 '대체신학'(supersessionism)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현대 서구 신학계의 중요한 흐름으로서, 이번에 새로 제2판이 나온 크리스 라이트(Christopher C. Wright)의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에 '선택과 대체신학'(Election and Supersessionism)이라는 챕터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독자와 일반적인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새 관점도 소화가 쉽지 않은데, 급진적 새 관점까지 따라가려니 부하가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큰 흐름이 된 만큼 국내 학계에서도 '유대교 안의 바울' 담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해 주실 것을 기대해 봅니다.

28/11/2025

[SBL 2025 트렌드 분석 1] 성서학의 디지털 전환: AI, 도구를 넘어 파트너로

올해 SBL모임에서 감지된 가장 두드러진 지각 변동은 단연 ‘인공지능(AI)과 성서학의 결합’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도구를 연구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성서 연구의 방법론과 신학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1. 연구 방법론의 변화: 직관에서 알고리즘으로

학자 개인의 직관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비평 영역에 정교한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 깊숙이 도입되었습니다. 에릭 맥더미드(Eric McDermid)는 ‘찬양과 탄식의 지식 나무: 시편의 알고리즘 양식 비평(The Tree of the Knowledge of Praise and Lament: Algorithmic Form Criticism of the Psalms)’이라는 연구를 통해 시편 텍스트의 히브리어 단어를 품사로 치환한 뒤 컴퓨터가 탄식시와 찬양시를 구분해내는 실험적 방법론을 제시하며 알고리즘 양식 비평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또한 데이비드 하미도비치(David Hamidovic)는 ‘머신러닝과 고문서학: 사해 사본에 대한 통찰(Machine Learning and Palaeography: Some Insights in the Dead Sea Scrolls)’ 세션에서 쿰란 사본(1QS, 4Q175)의 미세한 필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서기관을 식별하는 연구를 소개했는데, 이는 인간의 눈으로 판별하기 힘든 고문서학의 영역을 AI가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텍스트 분석에서도 폴 로버트슨(Paul Robertson)은 ‘잠재 디리클레 할당(LDA)’ 기법을 사용하여 바울 서신의 주제적 연결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스티븐 칼슨(Stephen C. Carlson)은 ‘AI와 신약 본문비평(AI and New Testament Textual Criticism)’ 발표를 통해 LLM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그는 잘 설계된 프롬프트를 통한 LLM 활용이 필사 경향이나 언어 패턴 분석에는 유용하지만, 정밀한 정량적 방법론인 CBGM(Coherence-Based Genealogical Method)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임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사본 이미지의 직접 전사(transcription)에 있어 현재(연구 당시) AI 모델의 한계가 지적되었으나, 며칠 전 발표된 Gemini 3.0 Pro 등 최근 급격히 향상되고 있는 AI의 비전(Vision) 인식 성능을 고려할 때 이 장벽 또한 조만간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 교육 현장의 전환: 금기에서 비평적 파트너로

교육 현장에서도 생성형 AI를 금기시하는 단계를 지나, 이를 성서 문해력을 높이는 ‘튜터’이자 ‘비평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존 힐튼(John Hilton)은 ‘두루마리에서 스크린으로: 챗GPT로 성경 가르치기(From Scroll to Screen: Teaching Scripture with ChatGPT)’라는 발표를 통해 ChatGPT를 활용한 구체적인 교수법을 제안했는데, 특히 AI가 생성한 주석이나 설교의 오류를 학생들이 직접 찾아내고 비평하게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신학적 정확성을 훈련시키는 방식은 큰 시사점을 줍니다. 이와 함께 헬렌 달레어(Hélène Dallaire)와 짐 그린버그(Jim Greenberg)는 ‘성서 히브리어 교수 학습을 위한 생성형 AI 도구 활용(Using Generative AI Tools for Teaching and Learning Biblical Hebrew)’ 세션에서 AI를 활용해 고전어 학습의 장벽을 낮추는 구체적인 툴과 사례를 공유하며, AI가 문법 설명부터 구문 분석까지 돕는 개인 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미래 교육 환경을 예고했습니다.

3. 신학적 성찰: 데이터 너머의 권위와 윤리

SBL과 함께 열리는 미국종교학회(AAR) 세션에서는 기술적 활용을 넘어선 본질적이고 윤리적인 신학적 성찰이 깊이 있게 다루어졌습니다. 유누스 도간 텔리엘(Yunus Dogan Telliel)은 ‘쿠란의 AI화: KuranGPT, 혹은 LLM 시대의 번역 가능성(AI-ification of the Qur'an: KuranGPT, or Translatability in an Age of LLMs)’ 발표를 통해 확률에 기반한 AI가 신성한 텍스트를 재생산할 때 발생하는 권위와 번역 가능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가톨릭과 성공회 전통이 AI의 자율성, 행위자성, 그리고 관계적 지능의 문제를 어떻게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가 진행된 ‘가톨릭 AI: AI에 대한 가톨릭과 성공회의 접근과 실험(Catholic AI: Catholic and Anglican Approaches and Experiments with AI)’ 세션은 기술 발전 속에서 신학이 감당해야 할 윤리적 책임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성서학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있으며, 귀기울여야야 할 지점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과학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연구 영역에서는 AI의 도입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급격히 가속화 될 것임을 전망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성서/신학계에서도 AI에 대한 윤리적 문제 제기를 넘어 본격적인 연구 활용에 대한 성과들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Photos from 미셔널신학연구소's post 27/11/2025

[SBL 2025 보스턴] 선교적 해석학 포럼 참관기

미셔널신학연구소는 2022년부터 매년 미국 성서학회(SBL) 연례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 학회의 산하 모임인 선교적 해석학 포럼(The Forum on Missional Hermeneutics)에 참여하는 것이며, 또한 현대 성서학과 신학의 동향을 확인하여 연구와 사역에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선교적 해석학 포럼에서는 세 개의 세션이 열렸습니다. 첫 번째 시간은 그렉 맥켄지(Greg McKenzie)의 신간 『참여의 해석학: 성경의 선교적 해석과 독자의 형성』(The Hermeneutics of Participation: Missional Interpretation of Scripture and Readerly Formation)을 다룬 패널 토의였습니다. 저자는 기존 신학적 해석이 갖는 교회 내부 지향성과 선교적 해석이 갖는 적용 중심의 한계를 지적하며, 신성화(Theosis), 체화된 서사성, 연대라는 신학적 개념을 통해 독자가 선교 현장에서 어떻게 텍스트를 신실하게 읽어낼 수 있는 존재로 빚어지는지를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리뷰 세션에서는 마이클 배럼(Michael Barram), 존 프랭키(John Franke), 보 림(Bo Lim)가 패널로 나서서 맥켄지의 기여와 한계에 대해서 논하였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트라우마를 고려한 선교적 해석학 탐구’(Exploring Trauma-Informed Missional Hermeneutics)를 주제로 했습니다. 과거 서구 중심의 선교 방식이 남긴 역사적 상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발제자 제니퍼 에이콕(Jennifer Aycock)은 제국주의와 백인성(Whiteness)이 아프리카에서의 성경 해석에 미친 영향을 다루었고, 데이비드 에반스(David Evans)는 흑인 신학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 세션은 발제 후 참가자들이 직접 성경 본문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실질적인 적용점을 모색했습니다.

세 번째 세션은 ‘청바지를 입다: 풀뿌리 사회 변화를 위한 체화된 제자도’(Putting on Our Blue Jeans: Converting Missional Imagination into Embodied Discipleship for Grassroots Social Change)라는 주제로 드류 하트(Drew Hart)가 진행한 워크숍이었습니다. 하트는 서구 기독교 세계(Christendom)의 영향 아래 성경 읽기가 어떻게 현상 유지가 아닌 변화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그는 선교적 상상력이 비폭력 저항이나 지역사회 조직화 같은 구체적인 사회 변화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하트의 발제 이후에 참석자들은 성경 본문을 읽어 나가면서 발견되는 선교적 함의에 대해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현재 선교적 해석학 포럼은 고통받는 현실 세계에 어떻게 윤리적으로 응답하고 참여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 실천'을 그 중심축을 삼고 있습니다. 이는 성경 해석을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닌 독자의 존재론적 '형성' 과정으로 재정의하고, 서구 기독교 왕국을 바탕으로 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남긴 상처를 직시하는 독법을 제안하며, 나아가 강단을 넘어 비폭력 저항과 사회 정의를 위한 '체화된 실천(Embodied Praxis)'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는 흐름입니다.

이번 SBL에서 확인한 서구 학자들의 치열한 논의는, 결국 그들이 처한 구체적인 '삶의 자리(Locatedness)'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성실하게 참여하려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제국주의의 역사와 인종 갈등, 탈기독교 현상은 그들이 마주한 선교적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로 향합니다. 미셔널신학연구소는 그들의 고민을 거울삼아, '대한민국'이라는 고유한 역사와 사회적 토양 위에서 어떻게 성경을 읽고 해석해야 할지를 고민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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