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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026

숫자를 장악한다는 것 ②
적자의 원인을 왜 찾지 못합니까

경영 판단의 대부분은
원가정보 위에 서 있습니다.

어떤 제품에 마케팅 자원을 투입할 것인지,
어떤 고객을 우대할 것인지,
어떤 설계를 채택할 것인지,
공장을 어디에 둘 것인지.

이 모든 결정의 출발점이 원가정보입니다.

그런데 그 출발점이 어긋나 있다면,
이후의 판단은 정교할수록 더 멀리 빗나갑니다.

──────────────────

제품 ― 이익을 내지 못하는 곳에 자원이 몰린다

부정확한 원가정보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제품에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게 만듭니다.

올바른 기준으로 제품수익성을 다시 계산해 보면
이익의 대부분을 소수의 제품이 감당하고 있고,
나머지 다수는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고객 ― 매출이 큰 고객이 이익이 큰 고객은 아니다

잦은 소량 납품, 긴급 대응, 반품과 사후 서비스.

매출에는 잡히지만 원가에는 잡히지 않는 요구들이
이익을 잠식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원가정보는
이런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분류하게 만듭니다.

적자의 원인을 관리 대상이 아니라
우대 대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

설계와 조직 ― 역량이 있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세계 수준의 제품·공정 설계 역량을 갖추고도
낡은 원가정보에 근거해 설계하면
오히려 원가가 더 드는 구조를 선택하게 됩니다.

비용과 낭비가 집중된 조직을 특정하지 못하고,
원가절감 프로그램을 추진했는데
원가가 오히려 오르는 일도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생산해도 충분히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해외 이전을 검토하게 되기도 합니다.

──────────────────

증상은 제각각이지만 원인은 하나입니다.
숫자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원가정보는 회계부서의 산출물이 아닙니다.
경영 판단의 전제입니다.
전제가 틀리면 그 위에서 아무리 치열하게 논의해도
결론은 틀립니다.

지금 회의실에서 보고 계신 그 숫자는
어떤 기준으로 배부된 것입니까.

평시에는 이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경험과 감각이 빈틈을 메워 주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상황이 급변할 때 드러납니다.
다음 편에서는 상황이 급변할 때,
숫자를 장악하면 무엇이 가능한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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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026

아무도 믿지 않는 숫자
숫자를 장악한다는 것 ①

올바른 원가정보라면
이익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규명할 수 있어야 하고,
낭비를 제거하고 고객가치를 키우는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원가정보는
없는 것보다 위험합니다.
틀린 숫자는 잘못된 결정에 확신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여섯 가지는
현재의 원가정보를 점검해야 할 신호입니다.

①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할 때.

② 공식 원가시스템이 엄연히 있는데도
실제 의사결정에는 쓰이지 않고
각자의 별도 자료가 동원될 때.

③ 여러 차례 원가절감 활동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원가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④ 현장 관리자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원가정보가
왜곡되어 있다고 보고 신뢰하지 않을 때.

⑤ 판매 부서가 기존 원가정보로는
제품수익성 분석이 되지 않아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⑥ 원가정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제품 모델별로 적정한 원가 산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때.

특히 ②부터 ⑤까지는
서로 다른 현상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사실을 가리킵니다.

조직이 이미 그 숫자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

공식 시스템 옆에 비공식 자료가 생기는 순간,
회사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원가정보의 목적은 정확한 결산이 아닙니다.
이익의 원천을 규명하고,
낭비를 제거하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여섯 가지 중 몇 가지가
지금 우리 조직에서 관찰되고 있습니까.

해당되는 항목이 있다면,
원가절감 활동을 한 번 더 전개할 때가 아니라
원가정보의 기준 자체를 다시 볼 때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틀린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망가뜨리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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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026

[제대로 일하는 방법]
- 사업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농구나 바둑을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의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모르고도 할 수는 있습니다.

사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익은 어떻게 산출되는지,
자산에 대한 수익이
왜 주주들에게 그토록 중요한지.

이러한 규칙을 알면
사업의 큰 그림과 전체적인 구조 안에서
자신의 업무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구성원들 모두가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여 일하게 됩니다.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면서 일하게 됩니다.

자신이 일하는 회사,
또는 관계하는 회사의 상황을
더욱 명확히 보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그 인과관계를 한층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평가하게 됩니다.

핵심 숫자가 어떤 추세에 있는지,
왜 그런 추세에 있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하는 것이
제대로 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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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026

숫자를 경영하지 마십시오

나쁜 숫자를 만나면
바로잡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숫자를 바로잡는 일과
문제를 바로잡는 일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재무적 숫자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
단지 신호를 보낼 뿐입니다.

만약 매출이 줄었다면,
숫자는 "줄었다"는 사실만 알려줍니다.
왜 줄었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제품의 문제인가? 가격의 문제인가?
마케팅이나 유통 때문인가?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원인 때문인가?

신호가 가리키는 지점을 파고들 때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신호가 주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가장 나은 해법을 찾는데 주력해
숫자가 보낸 신호를
경영 차원의 문제로 다루어 나가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재무적 숫자들 뒤에서
어떤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지 밝혀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숫자 자체를 경영하는 것과
숫자가 가리키는 실체를 경영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숫자 자체를 경영하기 시작하면
길은 의외로 쉽습니다.
매출채권을 슬쩍 다음 분기로 넘기고,
비용을 인식하는 시점을 조정하고,
회계의 틈을 이용해 숫자를 매끄럽게 다듬습니다.

그 순간 목표가 바뀝니다.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없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립니다.

숫자는 정돈되었지만
실체는 그대로입니다.
해결된 듯한 착시만 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터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갑자기 터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것은 없었습니다.
신호는 내내 켜져 있었습니다.

경영자가 다스려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가리키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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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2026

진정한 이익경영이란

"이익을 개선하라."
이 요구에 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익률을 올리고 싶다면,
사업과 시장을 이익률 순으로 늘어놓고,
저조한 것부터 정리하면 됩니다.

그것만으로 평균 이익률은 올라갑니다.
이익규모를 키우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익이 나는 사업이라면 일단 들어가면 됩니다.
전체 이익률은 조금 낮아질지 몰라도,
이익의 규모는 분명히 커집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하나를 희생하여 다른 것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이익률을 끌어올리면,
그 자리에 쓰이던 사람과 자산이 남습니다.
이 잉여자원을 제때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하면,
정리로 얻은 이익률보다 큰 기회비용이 뒤따릅니다.

반대로 규모를 키우려면,
그만큼의 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자원을 대지 못한다면,
사업 확대는 그림 속의 계획일 뿐입니다.

진정한 이익경영은
단순히 이익 숫자를 개선하거나, 특정 목적을 위한 숫자놀음이 아닙니다.
하나를 희생하여 다른 것을 얻는 거래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전체로서의 기업이익 자체를 늘리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지표가 좋아졌을 때, 한 번 더 물어야 합니다.
"이 숫자는 나아졌는데, 회사 전체의 이익은 정말 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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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즉통(窮則通).궁하면 통할까요?궁할 때 '변해야' 통합니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주역)'궁'과 '통' 사이에 '변'이 있습니다.어려움이 저절로 풀린다는 뜻이 아...
02/08/2026

궁즉통(窮則通).
궁하면 통할까요?
궁할 때 '변해야' 통합니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주역)

'궁'과 '통' 사이에 '변'이 있습니다.
어려움이 저절로 풀린다는 뜻이 아니라,
극에 달했을 때 변해야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팬데믹도 그랬습니다.
버티기만 한 기업에게 저절로 통한 길은 없었습니다.
먼저 변한 기업만 다음 단계가 보였고,
보였기 때문에 대책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변해야 할 시점을
누가 와서 이야기해 줄까요?

대부분의 경영진은 회사가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손쓰기 어려워진 시점에 보고받습니다.
그러나 그 신호는 그날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몇 개월 전부터, 여러 번, 숫자로 통보되고 있었습니다.

통보를 받고도 대응하지 못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떤 숫자를 봐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결과입니다. 이미 벌어진 일의 기록입니다.
회수 기간, 재고 회전, 고정비 비중, 이자보상배율처럼
먼저 움직이는 숫자를 보지 않으면 경보는 울리지 않습니다.

둘째, 그 숫자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숫자를 보고했다는 것과 숫자를 읽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전분기 대비 3일 늘었습니다'는 보고이고,
'회수가 3일 늘어 다음 분기 운전자본이 이만큼 더 묶입니다'는 해석입니다.

셋째, 의미는 알았지만 대책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숫자가 나빠졌다는 사실만 공유되고,
그래서 무엇을 중단하고 무엇을 앞당길지는 정해지지 않은 채
다음 회의로 넘어갑니다.

숫자는 기업의 과거와 현재만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까지 함께 알려줍니다.
숫자에 정통한 경영자가 지표를 보는 즉시 대책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그 숫자를 통해 회사 전체의 형태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구조 문제입니다.

숫자를 읽는 사람이 조직에 몇 명인가에 따라
경영 회의의 언어가 달라지고,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며,
각 부서의 성과가 회사 전체에 기여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숫자는 조직의 공용어입니다.
공용어를 쓰는 사람이 적을수록, 변해야 할 시점은 늦게 발견됩니다.

궁하면 통하는 것이 아닙니다.
궁할 때 변한 조직만 통합니다.
그리고 변해야 할 때를 알려주는 것은, 언제나 숫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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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026

빚은 나쁜건가요.
- 질문이 틀렸습니다.

불황의 기억이 강할수록,
부채는 위험의 다른 이름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처음부터 방향이 어긋나 있습니다.
빚은 그 자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같은 차입이 어떤 기업은 키우고, 어떤 기업은 무너뜨립니다.

물어야 할 질문은 "빚이 있는가, 없는가"가 아닙니다.
"우리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가"입니다.
이 질문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빌린 돈이 이자 이상을 벌고 있는가.
실무에서는 이를 이자보상비율로 봅니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1을 넘으면, 최소한 빚이 스스로를 감당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1에 미치지 못하면, 영업으로 번 돈이 이자조차 메우지 못한다는 경고입니다.
영업이익 30억 원인 기업의 연간 이자비용이 20억 원이라면 이자보상비율은 1.5입니다.
빚이 스스로를 감당하고, 그 위에 여유를 남기고 있는 상태입니다.

둘째, 그 부담을 조직이 견딜 수 있는가.
이것이 부채수용력입니다.
호황이 예상될 때는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차입을 늘려
투자를 확대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반면 불황기에는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므로,
우량자산을 매각해서라도 선제적으로 부채를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같은 부채라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은
기업의 사정과 경기 국면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빚은 적을수록, 없을수록 좋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채를 지나치게 경계해 값비싼 자기자본에만 의존하면,
금리가 낮아져도 전체 자본조달비용은 오히려 높아집니다.
자기자본은 배당과 주주의 요구수익률이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비용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금리의 부채를 외면한 대가를, 더 비싼 자기자본 비용으로 치르는 셈입니다.
안전을 택했다고 믿는 그 선택이, 실제로는 투자 여력을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역사는 반대편의 경고도 분명히 남겼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제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약 396%에 달했고,
일부 대기업집단은 그보다 훨씬 높은 차입경영을 이어갔습니다.
그 무리한 레버리지가 위기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 도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정부가 부채비율 200%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그 조정을 거쳐 오늘날 제조업 부채비율은 70% 안팎까지 내려왔습니다.
(출처: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빚이 불황기에 기업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우리는 이미 값비싼 대가로 배웠습니다.

결국 부채는 죄악시할 대상도, 맹신할 대상도 아닙니다.
부채와 자기자본 각각의 비용과 수익을 함께 따져,
기업 사정에 맞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경영자의 답입니다.

▶ 39기 재무리더십 최고위 과정, 9월 개강

경영자·임원을 위한 9주 재무리더십 프로그램. 2026.09.07 개강.

22/07/2026

몸집이 아니라, 가치
— 투자자가 선호하는 기업의 7가지 조건

오랫동안 좋은 경영의 척도는
'얼마나 커졌는가'였습니다.
매출이 늘고 자산이 불어나고 점유율이 오르면,
그것으로 성장을 증명했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기업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투자자는 이제 "얼마나 커졌는가"가 아니라
"그 규모가 실제로 가치를 만들어내는가"를 묻습니다.

외형과 이익을 넘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가
시장의 평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치를 만드는 기업'은 어떤 모습일까요.
투자자가 선호하는 기업의 7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익의 안정성
시장은 예측 가능한 이익에 프리미엄을 매깁니다.
변동성이 큰 이익은 규모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할인 요인'입니다.
경영진이 관리할 대상은 한 해의 실적 크기가 아니라, 이익의 재현 가능성입니다.

2. 재무구조의 안정성
부채가 낮고 자본이 충분한 기업은 위기 국면에서 쓸 수 있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다만 유보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쓰이지 않고 쌓이기만 하는 현금은 ROE를 떨어뜨립니다.
안정성을 확보한 다음의 과제는 '축적'이 아니라 '자본의 효율적 배분'입니다.

3. 주주가치의 창출
기업이 벌어들이는 ROE가 자기자본비용을 넘어설 때 비로소 가치가 창출됩니다.
자본비용을 넘어선 다음, ROE를 얼마나 더 끌어올리느냐가 밸류에이션을 좌우합니다.
ROE 상승은 그 업그레이드의 필요조건입니다.

4. 주주 중시 경영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은 배당, 그리고 자사주 매입·소각입니다.
지금은 자사주 소각이 주주환원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쌓아둘 것인가 돌려줄 것인가 —
잉여현금의 처리 방식은 곧 경영진의 자본 배분 능력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5.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의 간극
영업이익률은 높은데 순이익률이 낮은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본업에서 번 이익이 이자비용·외환차손·지분법평가손 같은 영업외비용으로 새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 간극이 좁은 기업이, 투자자가 말하는 '질 좋은 이익'을 가진 기업입니다.

6. 원활한 현금흐름
이익에는 회계상의 판단이 개입되지만, 현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손익계산서보다 현금흐름표를 먼저 들여다보는 이유입니다.
이익의 규모보다, 그 이익이 현금으로 돌아오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7. 건전한 지배구조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이제 부수적 항목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이익과 현금흐름도, 그 가치가 주주에게 온전히 도달하리라는 신뢰가 없으면
시장은 이를 할인해 평가합니다.
투명한 지배구조는, 앞선 여섯 가지 조건이 실제 가치로 이어진다는 최종 담보입니다.

결국 이 일곱 가지는 하나의 질문으로 모입니다.
새로운 투자를, 새로운 성장을 검토할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커지는가"가 아니라
"이 투자의 수익률이 우리의 자본비용을 넘는가"입니다.

한국 시장이 밸류업을 통해 지금 지나고 있는 단계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외형과 이익을 넘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를
투자자가 묻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무게중심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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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임원을 위한 9주 재무리더십 프로그램. 2026.09.07 개강.

19/07/2026

좋은 딜의 조건 ⑤
할인율이 오르면, 좋은 실적도 밸류를 지켜주지 못합니다.

앞선 네 편은
값을 매기고(투자) 돈을 마련하는(조달)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 편은 그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점'입니다.

기업가치는 결국 하나의 분수로 요약됩니다.
분자는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흐름'이고,
분모는 '그 현금흐름을 오늘의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자본비용)'입니다.

많은 경영자가 분자에만 집중합니다.
실적을 늘리면 가치가 오른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모가 오르면,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가치는 눌립니다.

할인율은 자기자본비용과 타인자본비용으로 구성됩니다.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시장의 위험이 커지면 이 둘이 함께 올라갑니다.
분모가 커지니 같은 현금흐름을 벌어도
기업가치는 내려가고, 멀티플은 압축됩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왜 안 오르나"라는 물음의 답이
대개 여기에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조달 창문(financing window)'입니다.
상장이든 대규모 자금 조달이든,
시장이 열려 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 창문은 예고 없이 닫힙니다.
위험이 급격히 커지면 주식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계획했던 상장·증자가 무산될 수 있습니다.
창문을 놓치면 대안은 부채뿐인데,
그마저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달의 성패는 종종
'얼마나 좋은 조건인가'보다 '언제 하는가'에서 갈립니다.
자금을 주관하는 쪽에서는 대개
"괜찮다,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창문의 개폐는 개별 기업의 사정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할인율 국면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성숙한 기업일수록
'필요할 때'가 아니라 '가능할 때' 미리 조달해 둡니다.
시장이 열려 있을 때 여유 있게 자본을 확보하는 것은,
낙관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입니다.

이 시리즈의 처음으로 돌아가 봅니다.
좋은 딜은 잘 사고, 잘 조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둘을 아무리 잘해도,
할인율이라는 바람을 읽지 못하면
좋은 계획도 시장이 닫히는 순간 함께 멈춥니다.
분자(실적)만 관리하고 분모(할인율)와 시점을 놓치면,
그것이 곧 '승자의 저주'의 다른 얼굴입니다.


본 콘텐츠는 한국CFO스쿨 제38기 재무리더십 최고위 과정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 39기 재무리더십 최고위 과정, 9월 개강

경영자·임원을 위한 9주 재무리더십 프로그램. 2026.09.07 개강.

15/07/2026

좋은 딜의 조건 ④
금리가 낮다고 '싼 돈'은 아닙니다

앞 편에서 조달은 싼 순서대로 짜며,
가장 비싼 것이 자기자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부채와 자기자본 사이에는
한 층이 더 있습니다.
'메자닌(mezzanine)'이라 불리는 중간 증권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표면 금리가 낮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금이 급한 기업에게 '싼 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표면 금리가 낮다는 것과
실제 조달 비용이 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환사채부터 보겠습니다.
전환사채는 채권이지만,
정해진 조건에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좋은 것(전환권)'을 얹어 주는 대신,
이자를 덜 줍니다.
5%짜리 채권이 전환사채로는 1~2%가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는 주식으로 전환하고,
그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됩니다.
표면 이자는 아꼈지만,
나중에 더 비싼 값을 치르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급할 때 발행했다가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면,
실질 비용이 가장 커지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우선주라 배당을 먼저 받지만 의결권은 없고,
여기에 '상환(원금 회수)'과 '전환(주식 전환)' 권리가 함께 붙습니다.
투자자는 잘되면 전환해 상승을 누리고,
잘 안 되면 상환받아 원금을 회수할 수 있으니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재무적 투자자와 벤처 투자자가 선호합니다.

발행 기업 입장에서는,
변제 순위가 전환사채보다 뒤에 있어
전환사채보다 비싼 조달입니다.
다만 보통주보다는 조금 쌉니다.
과거에는 우선주라는 이유로 자본으로 인정받아
부채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지만,
상장기업이 적용하는 회계기준(K-IFRS)에서는
투자자가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일 경우
대체로 부채로 분류됩니다.

정리하면, 조달 수단을 한 접시에 담을 때 순서는 이렇습니다.
변제 순위가 앞서고 비용이 낮은 순서대로 —
채권,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그리고 가장 비싼 보통주입니다.

경영자가 기억하실 한 가지는,
조달의 실질 비용은 '표면 이자율'이 아니라
'변제 순위 + 전환에 따른 희석'까지 합친 값이라는 점입니다.
낮은 금리에 끌려 메자닌을 택했다가
전환 이후의 희석 비용을 뒤늦게 계산하는 일이,
실무에서 반복됩니다.

>> 지금까지가 '어떻게'였다면,
마지막 편은 '언제(시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본 콘텐츠는 한국CFO스쿨 제38기 재무리더십 최고위 과정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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