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1/2025
#입곡 #조광제철학자 #낮에나온반달 #삼겹살 #샛노란배추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조광제 철학자의 강의를 끝내고 바로 다음날 MT를 입속에서 가졌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낮에 나온 반달 아래 숯불로 구워 먹은 삼겹살 맛. 거기다 솔잎 향을 더해 밭에서 바로 공수해온 배추로 쌈을 싸먹는 삼겹살 맛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밖에서 삼겹살로 배를 채우고 실내로 들어와 이광호 선생님의 애장품을 감상하며, 현재 30대 청년들이 현실 속에서 마주하는 고민들을 공유했고, 이러한 고민 속에서 우리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토론으로 밤은 깊어갔다.
16/11/2025
#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 #현상학 #에포케 #후설 #메를로폴티 #몸 #몸틀 #살 #감각덩어리 #조광제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조광제 철학자의 강의가 벌써 2번이나 진행됐다. 시간과 자본의 한계로 좀 더 길게 깊게 배울 수 없음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수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서울에 계신 어떤 분은 ‘줌 강의는 안 하느냐, 이와 똑같은 강의를 서울에도 열어달라고 강사님께 부탁드린다’라는 메시지가 오기도 했는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 조광제 선생님께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에 경식 역을 맡아 배우로도 활동하셨다는~ ㅎㅎㅎ
1강은 현상학의 시작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로 시작하여 현상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드판 지우개와 자신의 몸을 움직여 보이면서 설명해주셨다. 이 날 내게 제일 와 닿은 것은 에포케Epoche와 생활세계Lebenswelt이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모든 지식을 일단 중지시키는 일이 에포케라고 한다. 일명 판단 중지하여 그것이 근본적으로 무엇에 바탕을 둔 것인가를 성찰해 보자는 것. 이렇게 우리가 습관적으로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모든 지식을 판단 중지하고 그것이 근본적으로 무엇에 바탕을 둔 것인가를 성찰해 보자는 것이다. 법칙적이고 체계적인 세계가 중지되면서 그 바탕에서 나타나는 생생한 세계가 ‘생활세계’라고 한다. 생활세계는 그 속에서 대상들과의 감각적인 소통이 생생하게 이루어지는 세계이며, 함께 사는 타인들과 감각적인 의미를 공유하고 문화적 생활 언어로 상호이해를 도모해 공동의 현실을 구성하는 장이다. 이를 활용한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는 국가와 시장이라는 경제 정치적인 체계가 생활세계를 식민화함으로써 각종 병리 현상을 낳는다고 진단한다.2강은 드디어 우리의 강의 제목인『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저자 메를로-퐁티의 몸 철학 강의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후설보다는 메를로-퐁티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샤르트르와 절친이였다가 스탈린에 대한 이해 차이로 서로 갈라졌다가 몇 년이 지나서 퐁티는 자신이 잘못 판단했음을 시인했다고 한다. 메를로-퐁티는 니체 다음으로 몸에서 정신에 나온다고 하면서, 몸의 실천적인 운동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사유활동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습관을 이루는 바탕이 되는 ‘몸틀’은 더 나아가 세계를 체화된 방식으로 구성하는 기초가 된다고 한다. ‘몸’에서 ‘살chair’(감각 덩어리)의 존재로 나아갈 때 사물은 보는 능력visibilité이 주어지고, 보는 자는 물체성corporéité이 주어짐으로써 둘 사이에 근원적인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06/11/2025
#달달독톡 #부마민주항쟁 #부마민주항쟁그림일지 #시월 #곽영화 #민주지민교육원나락한알
‘달달독톡 17’은 곽영화 작가를 초청하여 부마민주항쟁 그림일지 『시월』에 대해 속 깊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은 부산과 마산,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라는 식으로, 역사적 사실을 ‘공간적’으로만 협소하게 인식해 왔다는 자책과 깨달음을 동시에 얻었다. 사실 광주민주화운동의 불씨 뒤에는 부마민주항쟁이라는 선행된 저항의 경험이 있었고, 부마항쟁이 일어나기 전 9월 17일에 부산공업전문대학에서 먼저 시민들에게 박정희 정권의 장기집권이 악법임을 주장하는 ‘선언문’ 낭독과 배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어떤 역사적 사건도 단순히 그 공간에서만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되며 서로 영향을 끼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다. 특히 작가님이 중요하게 그린 장면 중 마산 3.15의거탑의 상징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탑은 3.15부정선거에 맞서는 4.19혁명의 정신이 서린 곳이다. 마산은 여기서 모여 부마항쟁의 불씨를 불러일으켰다. 마산은 이런 상징적 조형물이 있고, 당시의 기록들을 충실히 아카이빙한 반면, 부산은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에 괜히 화가 났다. 이번 달달독톡17 작가와의 만남은 어떤 결의를 세우게 만든 것 같다. 부산에도 부산의 저항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상징적 조형물을 만들어 보자며, 부마항쟁의 상징적 장소인 남포파출소 주변에 조형물을. 다음 세대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기억할 수 있는 상징적 조형물이 설치되길 바라는 실천적 다짐으로 마무리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23/10/2025
#장면문장 #북클럽 #돈키호테 #미겔데세르반테스사아베드라 #400주년 #행동하는이상주의 #좌절하지않는용기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북클럽의 취지에 맞게 먼저 영화 (2015)를 봤다. 다비드 비이어, 데이브 도로시, 마힌 이브라힘, 카멘 아젠지아노 외 12명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원작 소설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여 16명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는 소설의 주요 인물(돈키호테, 산초 등)과 상징적인 에피소드(풍차 전투, 둘시네아)들을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이야기들이 오고갔다. 400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물질 문명만 발달했지, 인간의 형태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고. 돈키호테는 비록 미쳤다고 불리지만, 오히려 위선과 불의가 만연한 현실 세상에서 정의와 명예라는 가장 순수한 가치를 실천한 것이 아니냐고.
앞으로 몇 달은 행동하는 이상주의자이며 좌절하지 않는 용기를 가진 돈키호테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
20/10/2025
#시월 #곽영화 #부마민주항쟁 # 민중 #1979년10월16일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시월』은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1979년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을 촘촘히 재현한 그림일지이다.
당시 부산과 마산에서 연대한 이름 없는 민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낯선 역사인 부마민주항쟁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저자 곽영화 화백을 모셔 듣습니다.
곽영화 화백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다.
17회의 개인전과 40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기획전, 아트페어 등에 참가했다.
1987년 부산에서 ‘그림패 낙동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사회적 리얼리즘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 미의식을 현대화시키고,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며 겪는 한국인의 고단한 삶과 애환을 위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사)부산민예총 이사장,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 (사)민족미학연구소 이사를 맡고 있다.
29/09/2025
#조광제 #메를로퐁티 #현상학 #사물 #정치 #민주주의 #감각 #사유 #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 #새로운정치감각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대학원 때 조광제 선생님의 저서 『미술 속, 발기하는 사물들』로 한 학기 수업을 했습니다. 그때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어 마음속에 남아 있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조광제 철학자님을 모실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너무 좋습니다.
선생님은 우리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지평이 바로 사물들의 그물로 짜여 있지만, 사물들은 보이면서 보이지 않기도 하는 것이라 합니다. 본래 사물이란 보이고 만져지는 것인가, 아니면 본래 생각되는 것인가? 사물이란 것이 본래 감각과 연결된 것인가, 아니면 본래 사유와 연결된 것이가?로 질문합니다.
사유에 따른 판단의 그물에 걸려들기 전의 날것으로서의 사물, 인간의 사유가 폭력을 가하기 전의 날것으로서의 사물, 나 자신이나 너 자신 또는 심지어 그/그녀 자신이 개입하기 이전의 선인칭적(先人稱的) 사물, 인간이 개입하기 이전의 선인간적(先人間的)인 사물이 뭔지 사유해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익숙한 세계를 다시 묻는 일은 곧 민주적 감각을 넓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물의 세계를 다시 보는 일은 곧 나와 세계, 타자와 관계 맺는 방식을 새롭게 여는 일입니다. 눈앞의 것들을 새삼 낯설게 바라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감각과 사고의 틀을 흔들어보려 합니다. 한 달 동안 조광제 선생님과 함께 사물에 대한 다른 감각과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탐험해보세요.
24/09/2025
#장면문장 #북클럽 #미겔데세르반떼스 #돈키호테 #영감의원천 #고전중의고전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7월 14일부터 시작한 (장면문장) 북클럽의 두 번째 책은 조너선 스위프터의 였습니다. 9월 마지막 한 주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영국의 휘그당과 토리당을 비유해 낮은 실발과 굽 높은 신발로 풍자한 대목과, 3부의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라퓨타, 발니바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등의 나라 기행은 작가의 상상력에 모두 놀랐습니다. 특히 죽은자를 불러내어 시중을 들게하는 장면과, 걸리버가 과거의 철학자와 혁명가를 불러내어 진실을 물어보는 장면에서 몰랐던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불로장생을 타고난 사람의 이야기였는데, 영생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고달플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10월 13일부터 시작하는 북클럽의 3번째 책은 미겔 데 세르반떼스의 입니다.
19세기 세계적 대문호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주었고,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쟁쟁한 현대 소설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작품입니다. 출간된 지 400년 지난 는 우리가 고전이라 부르는 무수히 많은 작품들의 밑거름이 된 ’고전 중의 고전‘ 입니다. 수세기가 흐른 지금도 여전히 새롭게 해석되고 변형되는 ’살아 있는 고전‘의 세계로 함께 가실래요?
22/09/2025
#길위의인문학 #나를닮은노래나를닮은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9월 18일(목) 18:30분 애니랑부산에서 결과발표회를 가졌다. 6월 19일부터 9월 11일까지 12회에 걸쳐 진행된 ‘나를 닮은 노래, 나를 닮은 시’ 프로그램의 결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끝까지 함께한 네 분이 무대에 올랐다. 자작시 낭송과 자작곡 연주, 그리고 아티스트 그룹 세컨발코니의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처음엔 “발표하기 민망하다”며 쑥스러워하던 분들이 정성스럽게 격식을 갖추고 자신의 작품을 들려주는 모습에서, 그 동안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힘이 들었지만, 바로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보람으로 느껴졌다. 실내악 연주로 울려 퍼지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선율은 공간을 낭만으로 물들였다. 70세를 바라보시는 발표자분들의 자작시는 꾸밈없는 자연스런 맛이 듣는 이들의 마음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특히 한 분은 자신의 시에 직접 곡을 붙여 노래로 불러주셨다. 애써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라, 삶 자체가 녹아든 이야기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말이 실감나는 발표회였다.
19/08/2025
#걸리버여행기 #장면문장 #북클럽 #셋이라도좋아 #흥미유발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장면문장) 북클럽을 가졌다. 한 명은 사정이 있어 9월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3명이 모여 《걸리버 여행기》에서 새로 알게 된 사실들을 이야기했다. 18세기 영국의 정치 상황 중 리릴리푸트의 내분을 낮은 신발(휘그당)과 굽 높은 신발(토리당)로 표현했다. 또 종교와 왕위 계승 문제는 계란을 넓은 쪽으로 깨 먹는 지지자(가톨릭 교도)와 뾰족한 쪽으로 깨 먹는 지지자(개신교도)로 풍자한 장면은 재미있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휘그당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토리당 역시 비이성적 권력 싸움에 매몰되는 것을 풍자하면서 결국 양당 모두를 비판하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거인국을 기대하며 오래간만에 뒷풀이를 가졌다. 각자 삶에서 흥미를 느끼는 부분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며, 나락한알이 젊은 그녀들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신나게 경청하였다.
22/07/2025
#나도연극배우 #안성혜 #놀이 #라포형성 #예술인파견지원사업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예술인파견지원사업 프로그램으로 안성혜 선생님이 진행하는 첫 시간을 가졌다. 라포 형성 시간으로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한 후, 자기의 이름을 상대에게 기억시키기 위한 놀이를 했다. 자신이 먼저 자기 이름을 말하고, 상대에게 공을 던지면 공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다른 상대에게 공을 던지는 놀이였다. 반복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이름을 알아가며 점점 가까워진다. 이후 자리 바꾸기 놀이의 일종으로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가 이어졌고, 카드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마무리했다. 처음엔 서먹했던 사람들이 몇 개의 놀이를 통해 서로 연결된 어떤 느낌을 공유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21/07/2025
#길위의인문학 #나를닮은노래나를닮은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화상 #미술 #이은혜작가 #민주시민교육원나락한알
은 6월 19일부터 7월 3일까지 김정화 선생님의 ’나를 닮은 음악‘으로 마무리 되었다. 7월 10일부터 7월 24일까지는 이은혜 선생님의 ’나를 닮은 점선면‘으로 진행 중이다. 50분 정도는 자화상을 그린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살펴보고 참가자들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표현해보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첫번째 시간에는 백지 위에 자신의 모습을 스케치 한 후 그 위에 동그란 검은 스티커로 명암을 표현하여 자화상을 완성했다. 두번째는 시간에는 렘브란트와 프리다의 삶과 작품 설명을 듣고, 받침이 있는 사각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카펜으로 그려 자화상을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비록 미숙하지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어르신들의 열정은 어느새 작가로서의 길을 열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