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2015
복도갤러리 ≪reproduction? postproduction! ≫전시에 초대합니다!!
오프닝: 2015. 11. 24 (화) 오후 5시 30분
전시기간: 2015. 11. 24 - 12. 04
장소: 미술원 2층 복도갤러리
기획 및 참여작가: 김소윤, 김여명, 배서윤, 서희연, 심연정, 양윤정, 양현정, 이양헌, 임영신, 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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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는 각 시대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해 왔다. 그러나 동시대 미술의 복잡한 양상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묶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 미술의 시작점으로부터 유행처럼 흐르는 큰 줄기는 있는 듯 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포스트모던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지만 그 이름 그대로 모더니즘의 이후라는 시대적 정의 외에 무엇도 불분명하다. 그 개괄적인 특성으로 인해 이론가들의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용어의 모호함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마치 세포가 분열하듯 오늘날 미술은 무한히 증식하며 이 순간에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니꼴라 부리요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영리하게 짚어냈다. 그는 이론가도 작가도 아닌 기획자의 눈으로 현재의 미술계를 폭넓게 진단하고, 거대한 움직임 뒤에 숨은 패턴을 관찰했다. 그로부터 도출한 용어가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이다. ‘후반작업’으로 번역 될 만한 영상 분야의 용어를 미술로 가져왔다. 그 단어 아래, 현대 미술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작업 방식을 이론의 틀로 세움으로써 굳건했던 모더니즘 이론의 울타리를 벗어난 현대미술의 한 면을 상정할 수 있게 되었다. 정답이 있을 수 없는 미술의 영역 안에 그의 저서가 보편적으로 읽히고 있는 상황은 그가 제시한 용어의 적합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포스트프로덕션은 이미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조작, 편집, 조합, 차용, 변용 등의 방식을 거쳐 다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지칭한다. 니꼴라 부리요의 표현을 빌리면, 작가들은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재료를 찾고, DJ와 같이 그것들을 조작하여 작품으로 제작한다. 이제 작품의 재료는 영화, 패션, 음악 등 경계 밖에 있는 장르들뿐 아니라 일상의 물건과 미디어도 포함되고, 심지어 다른 작가들의 작품 까지도 새로운 표현과 사고를 담는 도구가 된다. 포스트프로덕션에서의 차용의 대상과 방식에는 한계가 없다. 예컨대 이미 존재하는 어떤 하나를 열 명의 작가에게 가져가면 열 개의 결과물을 내 놓을 것이다. 만약 열 명의 작가에게 같은 패턴의 작업을 요구한다해도 서로 다른 시작점을 가지고 열개의 다른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현대 미술의 다양함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기재다.
그리고 이러한 포스트프로덕션의 양상을 10명의 작은 미술이론가들이 글이 아닌 시각적 결과물을 중점에 두어 기술하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작품과 이론을 통합하는 구체적 결과물을 통해 포스트프로덕션의 의미를 타진하고 오늘날 미술현장을 분석하려 한다. 장인으로서의 미술가의 의미가 퇴색하고, 매체의 도입과 차용의 자유가 활기를 띄며 기술력보다 작품 속의 사고와 과정에 무게중심이 놓여 있는 현상 속에서, 작가가 아닌 이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로 전시장을 채우는 것은 흥미로운 시도이다. 현대 미술을 실천할 수 있는 포스트프로덕션의 힘과 가능성을 선보이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