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4/2026
익숙한 사람을 새롭게 보게 되는 밤이 있습니다.
지인의 초대로 부산오페라단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관람했습니다.
좋은 공연을 보러 간 줄만 알았는데, 커튼콜 순간 무대를 함께 만든 연주자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늘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그분.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던 그분이 이 멋진 무대를 완성한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예전에 “이 나이에도 계속 연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담담히 말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가볍게 들었지만, 오늘 무대를 보며 그 말의 무게를 알 것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걷는다는 것.
보이지 않는 날에도 꾸준히 자신을 갈고닦는다는 것.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괜히 어깨가 으쓱했고,
괜히 제가 다 자랑스러웠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은 함께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것.
또 하나는 주연 배우 피가로가 팬텀싱어 출연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
하지만 이름보다 실력으로 먼저 감동받았기에 더 깊이 남는 밤이었습니다.
오늘의 공연은 단지 한 편의 오페라가 아니라,
조용히 빛나는 한 사람을 다시 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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